"망설이는 사이 100만원 넘게 뛰었다"…해외 신혼여행 '폭증'

입력 2022-04-04 21:00   수정 2022-04-04 21:21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손모씨(34)는 오는 6월 결혼식을 올리고 약 2주 간 제주도 대신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여행객이 붐비는 제주도보다 코로나19 감염 부담이 덜하고 자가격리 면제도 가능해 신혼여행지로 제격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여행 상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손씨와 같은 생각을 가진 예비 부부들이 많아서다. 심지어 최근 한 상품을 계약하려다 며칠 망설이는 사이 값이 140만원 가까이 뛰었다는 소식도 들었다.

손씨는 "코로나19로 결혼 준비를 하며 마음고생을 많이 해 신혼여행만큼은 특별한 곳에서 보내고 싶었는데 여행 상품 등을 구하기가 쉽지가 않다“며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고 전했다.

정부가 해외 입국자의 자가 격리(7일)를 면제해 주면서 해외로 신혼여행을 떠나려는 예비부부가 늘고 있다. 항공사들은 당장 4∼5월 국제선 증편을 계획하고 있다. 긴 코로나19 기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여행사들은 최근 전 직원 정상근무 체제로 전환하고 신혼여행객을 겨냥한 패키지 상품 기획 등에 여념이 없다.
하와이 노선 탑승률 80%…여행 상품도 '불티'
4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 3일 인천~하와이 노선 여객기(OZ232)가 탑승률 80%를 달성했다. 인천~하와이 노선 운항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로 비운항 조치가 내려진 후 처음이다. 탑승객 대다수는 코로나19로 미뤄진 해외 신혼여행을 가는 부부나 가족 단위 여행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는 관광, 쇼핑, 휴양 등을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신혼 여행지로 인기를 끄는 곳이다. 정부가 지난달 11일 입국 시 자가격리 해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3주간 해당 노선 예약률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대한항공도 4월까지 주 3회 운항하는 하와이 노선을 5월에는 주 5회 운항으로 증편할 예정이다. 기종도 270∼280석 규모의 A330 대신 368석 규모의 B747-8i 항공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밖에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 왕복 항공편인 KE017/018 편 운항도 4월 주 5회에서 5월엔 매일 운항으로 바뀐다. 그동안 운항을 중단했던 필리핀 세부 노선도 5월 주 2회 운항을 재개한다. 괌 노선은 4월 주 2회에서 5월 주 4회로 늘린 뒤 같은 달 30일부터는 매일 운항할 계획이다. 파리와 시드니 노선도 5월 주 1회씩 증편하고, 일본 나리타에도 주 3회 추가 운항을 하기로 했다.

여행사들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달 말 현대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인터파크투어 하와이 패키지 상품은 70분간의 생방송을 통해 약 5200건의 주문 건수를 기록했다. CJ온스타일이 여행사 교원KRT와 내놓은 스페인·이탈리아 패키지여행 방송도 한 시간 동안 2800여건의 주문이 몰리며 주문금액 150억원을 기록했다.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는 유모 대표(41)는 “최근 며칠새 100건이 넘는 문의 전화가 왔다”며 “신혼여행은 평생 단 한번이라는 인식 때문에 그런지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상품·호텔 가격 폭리 움직임도…꼼꼼히 따져봐야
미국과 유럽, 동남아 주요 국가들은 백신 접종자 및 코로나 완치자 등에 대해 입국 시 무격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50대 항공여행 시장 중 38개 시장(2019년 기준 국제선 수요의 65%)에서 백신 접종자에게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막고 있던 국내 방역지침 ‘해외 입국자 자가 격리’가 풀리며 잠재 여행객들이 해외로 향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국토부는 장기적으로는 해외 입국 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도 해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제선이 증편될 경우 인천국제공항에서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PCR 검사를 시행할 인력과 공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에선 유전자증폭(PCR) 음성 확인서 제출 없이도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도 증가 추세다. 몽골은 이달 14일부터, 영국은 18일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입국 제한 조치를 모두 해제했다.


다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많아 여행객들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일부 여행지의 경우 코로나19 상황 동안 호텔 및 관광지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안 해 인프라가 망가진 곳도 있기 때문이다. 또 갑자기 늘어난 수요로 현지 여행 상품이나 호텔 가격도 지나치게 높아진 경우도 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예비 신혼부부 최모 씨(29)는 “두달 뒤 이탈리아 남부로 신혼여행을 떠나려고 호텔을 알아봤는데 방 상태가 좋지 않은 모텔형 숙박업소 값도 평상시 프리미엄 호텔급으로 가격이 뛰었더라”며 “한 호텔은 개인적으로 일정을 문의하려고 전화를 했더니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정가의 두 배가 넘는 웃돈을 요구해 황당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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